포천 죽엽산 (竹葉山, 615.8m)

북쪽 주방 창을 내다 보면 북동쪽에서 북서쪽으로 예봉산-적갑산-백봉산-천마산-관음봉-철마산-주금산-수원산-죽엽산-수락산-불암산-아차산이 원근 구분없이  공제선을 이어 가고 있다. 이 중 미답의 산인 죽엽산과 수원산 중 오늘은 죽엽산을 찾아 가 보려고 한다.
광릉 국립수목원의 뒷산이다. 산림 보호를 위하여 출입이 제한되기도 한다. 고모저수지 쪽에서 오르는 길은 짧기는 하지만 줄곧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나의 산행에 경사도는 고려사항이 아니므로 이 코스를 택한다. 공식적으로는 입산금지 구역이므로 주차할 곳은 마땅치 않다. 평일이라 괜찮겠지 생각하고 손님도 없는 한 식당 공터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나중에 산행하고 내려와서 주인으로 부터 견인해 가라고 할려고 했다는 등 엄청나게 혼이 났다. 다음에 식사 한번 하러 오겠습니다 하고 나왔다.
 
숲이 우거진 육산으로 기암괴석이나 주변 조망은 거의 없다. 우람한 소나무들과 서어나무, 단풍나무, 참회나무들이 어우러져 깊은 숲을 이루고 있다. 비는 부슬 부슬 내리고 인적은 전혀 없다. 가끔 나무가지 부러지는 소리와 도토리 떨어 지는 소리가  사람을 놀라게 한다.  한 달음에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서도 키 큰 나무들로 가려져 주변 경관을 전혀 볼 수 없다. 숲 속에 있는 듯하다. 드문 드문 비는 오지만 전혀 덥지 않아서 습한 기운이 없고 오히려 상쾌하다. 김밥을 사왔으나 점심을 먹기에는 이르다. 따뜻한 커피를 한잔하며 상쾌한 기운을 즐긴다.
 
주변의 산들과 지형을 집에서 보는 뷰와 비교해 보려던 생각은 오늘도 여지 없이 무너진다. 내려 오는 길에 잠깐 구름이 걷혀 소나무 고목들 사이로 멀리 도봉산과 수락산 정상이 어렴풋이 보인다.
 
짧은 산행이었지만 좋은 숲의 기운을 심신에 듬뿍 채워 가는 느낌이다.
 

• 산행일시 : 2025/09/19 (금)  10:07 ~ 12:20   (2시간 13분)
• 산행경로 : 고모저수지 근처 모 식당 - 죽엽산 정상 - 원점 
• 해발고도 : 출발지 210 m, 정상 615.8 m
• 산행거리 : 왕복 4.2 km
• 날씨 : 비 오락가락.  기온 24 도

 

산행경로

 

▲ 들머리는 임도를 잘 닦아 놓았다.
 

▲ 호젓한 소나무 숲길을 걸어 올라 간다. 주위에는 어린 서어나무들이 이 숲의 다음 주인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자라고 있다. 
 

▲ 습지를 좋아하는 물봉선이 계곡 옆을 넓게 차지하고 있다.
 

▲ 고마리도 질세라 자리 다툼을 하고 있다.
 

▲ 등반 코스의 반 정도 올라가면 산불방지초소가 있는 임도를 만난다.

▲ 여기서 좌우로 임도만 있고, 위로 오르는 길이 안보인다.
 
 

▲ 길을 찾아 좌우로 왔다갔다 하다가 정면으로 기어 올라가야겠다 (빨간 선) 하던 차에 오른쪽에 개구멍이 있는 것(파란 선)을 발견한다.
 

▲ 참회나무 등 회나무 종류는 해발 500m 높이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호명산에서도, 천마지맥 종주에서도, 여기서도 이 고도를 전후해서 참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 가을에 접어 들면서 참회나무 열매가 빨갛게 익어 간다.  회나무 종류와 화살나무, 사철나무, 노박덩굴 등 노박덩굴과 식물들은 고유의 독특한 모양으로 열매를 노출시킨다. 
 

▲ 올라 갈수록 점점 더 소나무 숲이 울창해 진다.
 

▲ 서어나무는 특유의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며 소나무와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다.
 

▲ 정상이다. 한 산악회에서 정상석을 세워 놓았는데 높이가 맞지 않다. GPS는 608 m를 표시하고 있다. 지도 등고선상으로는 620m 정도로 나온다. 주위는 나무들로 둘러 싸여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 정상에도 아름드리 소나무 고목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나무 숲들 사이로 하늘을 올려다 본다. 날씨가 맑으면 파란 하늘과 초록색 숲이 잘 어울릴 것 같다.
 
 

▲ 내려 오는 길에 나무들 틈 사이로 멀리 고봉준령이 나타난다. 도봉산과 수락산이다.  도봉산의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과 신선대의 모습이 뚜렷한 윤곽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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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중에 다양한 야생초들이 친구가 되어 주었다.
 

▲참취
 

▲ 단풍취
 

▲ 도깨비바늘
 

▲ 이삭여뀌
 

▲ 진득찰
 
 

▲ 큰도둑놈의갈고리
 

▲ 물봉선과 고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