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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청옥산(1,404m) - 두타산(1,353m), 백복령~댓재 (29Km)

by 천남성 2025. 12. 20.

두타산은 관광지로 유명한 무릉계곡과 베틀바위를 품고 있는 산이다. 무릉계곡에서 오를 때는 베틀바위, 두타산성, 용추폭포등을 보고 정상까지 가지 않고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그 이후 정상까지는 너무 힘들어서 가성비가 안나오기 때문이다. 정상을 오르는게 목적이면 해발고도 810m인 댓재에서 오르는 것이 덜 힘들다.
 
주말에 겨울 설악을 가볼까 해서 안내산악회 일정을 찾던중 두타산을 포함하는 백두대간 코스 산행이 있어서  비 예보가 있는 설악을 대신해서 신청을 했다. 백복령에서 댓재로 종주하는코스다. 들머리와 날머리의 해발고도가 높아서 능선을 따라서 걷는 쉬운 길일거니 생각을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나섰다가 백두대간 3대 난코스중 하나라는 것을 산행이 끝나고 나서야 알았다.
 
체감온도 영상 5도 전후의 애매하게 차가운 기온과 강한 바람, 미끄럽고 험한길, 곰탕 뷰로 휴식없이 트레일러닝 하듯이 앞만 보고 달린 산행이었다. 그 와중에 잠깐씩 흐릿하게 나마 보인 기암절벽과 동해항의 모습은 계절과 날씨에 따라서는 좋은 산행코스일 수도 있겠다는 여지도 남게 한다.
 
한편으로 그동안 무릉계곡 언저리만 몇 번 맴돌다 정상을 못가본 청옥산과 두타산 정상을 다녀와서 밀린 숙제를 끝낸 듯 홀가분하다.
 

  • 산행일시 : 2025/12/20 (토)  02:53 ~ 13:35   (전체시간 : 10시간 42분 )
  • 산행경로 : 백봉령(780m) - 1022봉(5.2km) - 원방재(7.3km) - 상월산(9.2km) - 이기령(10.3km) - 느루봉(12.9km, 1,142m) - 갈미봉(14.5km, 1,260m) - 고적대(17.1km, 1,354m) - 연칠성령(18.4km) - 청옥산(19.5km, 1,404m) - 박달재(21km) -  두타산(23km, 1,353m) - 통골재(25km) - 댓재 (29km, 810m)
  • 해발고도 : 청옥산 1,404 m, 두타산 1,353m  (누적 상승고도 2,652 m)
  • 산행거리 : 29 km
  • 날씨 : 흐림.  기온 5 ~ 10 도

산행코스

 

산행코스 해발고도

 

백복령 들머리

▲백복령에서 02시53분에 출발하여 느루봉까지 약 13km는 랜턴 불빛이 비추는 길만 따라 가는 깜깜이 산행이다.
 

깜깜이 산행중 이정표들

▲1022봉 -> 원방재 -> 상월산 -> 이기령 이정표를  차례대로 확인하면서 진행한다. 상월산은 봉우리 2개가 연이어 있다. 첫 번째 만난 봉우리가 970m 봉인데 이정표는 없고 벤치만 하나 놓여 있다. 리본이 많이 달려 있다. 지날 때는 밤이어서 몰랐으나 나중에 확인해 보니 전망이 좋은 장소이다.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는 한참을 더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간 두 번째 만난 봉우리이다. 헬기장이 있는 962m 봉으로 (구)상월산 이라 한다.  이기령에는 평상이 있는 너른 쉼터가 있다. 앞 사람 뒤꿈치만 보고 정신없이 쫒아 온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일행들이 너도나도 평상에 앉아 한숨을 돌리며 아침으로 간단히 요기를 한다.
 

느루봉 정상 (1,142m)

▲느루봉은 백두대간 인증포인트가 아니어서 대개 옆으로 우회해서 지나가는 모양인데 낙엽으로 덮힌 길이 희미하여 오다보니 느루봉을 오르게 되었다. 지금 시간 7시 22분, 이제 날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주위가 보이기 시작하지만 날씨가 곰탕이라 여전히 뷰는 없다.
 

녹지 않은 눈길

▲ 기온은 영상이나 해발고도 1천 미터 이상에서는 쌓인 눈이 녹지 않아서 미끄러운 눈길이거나 눈이 녹은 곳은 진흙탕 길이다. 버스를 함께 타고 온 등산객 대부분은 백두대간 종주를 같이 하는 일행인 듯 서로 두런두런 얘기하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빨리도 간다. 나도 선두그룹을 유지하며 뒤쳐지지 않으려고 걸음을 재촉한다. 동해를 바라보며 여유있게 능선을 타는 것을 기대했으나 곰탕 날씨에 길바닥은 미끄럽고 길이 험해서 주위를 돌아 볼 여유도 없이 안전하게 걷는데만 집중한다.
 

갈미봉 정상 (1,260m)

▲ 갈미봉 정상에서 괘병산으로 갈 수 있다. 우리는 고적대 방향으로 간다.
 

기암절벽

▲ 갈미봉을 내려서서 고적대로 오르는 길에 뒤를 돌아보니  곰탕뷰 속에서도 그림같은 멋진 기암절벽 경관이 펼쳐진다. 무릉계곡에서 두타산을 오를 때 보이는 기암절벽 장관들의 맛뵈기를 보여 주는 것 같다.
 

고적대 정상 (1,354m)

청옥산, 두타산과 함께 해동3봉이라고 하는 고적대에 도착했다. 날씨가 좋으면 주변 능선들과 동해까지 시원한 전망을 선사한다고 하는데 주위가 곰탕이니 여기가 봉우리인지 조차 알 수가 없다. 정상석 외에는 찍을 게 없다. 날씨가 좋을 때 한 번 더 도전을 해야 하나?
 

청옥산 정상

 청옥산 정상이다. 전망도 없고 강한 바람에 춥기만 하니 더 머무를 이유도 없어 바로 출발한다. 동해 바다를 바라보며 뜨끈한 컵라면에 김밥, 달콤한 믹스커피 한잔을 즐기려 했던 꿈은 날려 버린다.
 
급한 경사길을 한참 내려와 박달재를 지나니 두타산을 오르는 까마득한 급경사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 불필요해진 배낭에 든 차가운 김밥과 식은 물이 든 보온병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
 

사스래나무

하얀 수피가 자작나무를 닮은 같은 자작나무과의 사스래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그 뒤로 지나 온 청옥산 정상이 보인다.
 

두타산 정상

두타(頭陀)는 의식주에 대한 탐욕과 마음의 번뇌를 털어버리고 불도를 닦는 수양에 정진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두타산은  부처가 누워있는 형상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번 산행도 모든 욕심과 번뇌를 버리고 오로지 한발 한발 내딛는 나의 발걸음에만 집중하고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음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으라는 의미인 것 같다. 좀전까지 곰탕뷰에 대한 불만, 음식에 대한 투덜거림을 부끄럽게 하는 시간이다.
 

두타산과 청옥산 봉우리

두타산을 내려 오면서 돌아 보니 지나온 두타산과 청옥산 봉우리가  오를 때와는 달리 인자하고 평온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동해쪽 전망

▲ 동해쪽으로 겹겹이 굽이치는 산등성이들의  장관이 펼쳐진다. 멀리 동해항도 어렴풋이 보인다.
 

햇댓등

▲ 댓재로 바로 내려가는 길과 햇댓등을 올랐다가 내려가는 길의 갈림길이다. 소나무 사이로 우뚝 솟아있는 햇댓등이 보인다.  오를 의지가 꺽인다. 댓재로 방향을 잡는다.
 

댓재 표지석

▲ 댓재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듣기 시작한다. 대나무가 많아서 댓재 (죽현, 竹峴) 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대나무는 보이지 않고 조릿대만 많이 보인다.
댓재카페에서 칼국수를 주문해 늦은 점심을 먹는다. 뜨끈한 국물이 피로와 추위에 굳은 몸과 험로에 긴장했던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 준다. 오늘 산행은  두타(頭陀)의 의미를 새기게 하는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