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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정선 가리왕산 (加里旺山 1,561m)

by 천남성 2024. 6. 2.

2024.6.1.  정선 가리왕산을 다녀왔다.  작년 4월 초에 다녀온 이후 두 번째로 같은 코스로 올랐다.  작년 가리왕산은 아직 겨울 추위를 다 걷어내지 못하고 늦겨울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나무는 딱총나무 등 일부만 겨우 새순을 내고 있었다. 야생화도 현호색 정도 피어 있고, 박새가 특유의  뭉툭한 새 순을 내밀고 있었다. 다른 야생화는 거의 볼 수 없었다.
이번에 다녀온 가리왕산은 늦봄, 초여름답게 다양한 고산식물들을 보여주고 있었고, 처음 만나는 야생화들도 많았다. 특히 새하얀 말발도리 꽃은 산 어디에서나 복스럽게 피어 있었다. 연영초, 요강나물, 나도개감채, 두루미꽃 등은 처음 만나는 야생화들이었다. 이들 외에 덩굴개별꽃, 벌깨덩굴, 구실바위취, 고광나무, 고추나무, 도깨비부채, 산꿩의다리, 꿩의다리아재비, 개다래, 박쥐나물, 오리방풀, 투구꽃, 노루오줌, 쥐오줌풀, 삿갓나물, 천남성 등도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사진에 다 담지 못했다.
가리왕산 계곡의 자랑인 이끼는 작년보다 많지 않아서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렇지만 관중이 우거진 숲들과 맑은 물이 힘차게 흐르는 계곡은 원시림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 
 
장구목이 입구에서 정상을 갔다가 원점회귀하는 왕복 8.4 km코스로 다녀왔다.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단체산행객들은 반대쪽 휴양림 쪽으로 넘어가는 종주산행을 많이 한다. 주차장은 따로 없고 길옆에 나란히 주차하기에 주차난은 없으나 통행하는 차량들을 조심해야한다. 간이화장실이 하나 있으나 청결하지 않고 거의 가스실 수준이다.
계곡을 따라서 걷는 전반부는 완만하지만  중간에 만나는  임도를 지나서 부터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신갈나무 삼거리까지는  가파른 경사가 계속된다.  오를때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일부 동행자의 상태에 맞추다보니  3시간 반 정도 걸렸고, 내려올 때 2시간 정도, 휴식시간 30분 포함하여 총 6시간 소요되었다. 

기온은 16도 ~ 18도 시원한 편이었고 바람이 많이 부는 정상에서는  경량패딩을 껴입는 사람도 있었다.  비 예보가 있었으나 약간의 비가 그것도 우리가 가는 코스와 시간은 피해서 내린 듯 했다.
 

제3코스 원점회귀 코스

 
 

관중으로 덥혀 있는 원시림
관중 자연 정원, 이끼로 덥힌 작은 폭포

언덕에 잘 배치된 관중들과 이끼로 덮인 바위들의 조화는 조경전문가의 손길로 꾸며 놓은 듯하다. 녹색으로 물든 이끼 계곡에 맑은 물이 힘차게 떨어지는 작은 폭포는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주고 마음까지 정화시켜준다.
 
 

바위굴

석공이 반듯하게 자른 듯한 바위가 덮고 있는 동굴에서 찬 기운이  서늘하게 올라온다.
 
 

정상 부근의 고사목

이 고사목은 볼 때마다 그 멋스러움에 반해서 사진에 담지 않을 수가 없다.
 

정상석

작년  산행때는 4월인데도 눈이 쌓여 있었던 정상석과 무심하게 쌓아 올린 돌탑. 가리왕산의 상징이다.
돌탑은 헬기장을 만들면서 걷어낸 돌들을 쌓아 놓았다가 나름대로 운치가 있는 듯하여 그대로 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낮은 산들은 식생이 단순한데 비하여 1천 미터 이상급  산을 가면 신기하고 다양한 나무와 야생화들을 만나 볼 수 있다.
 

박쥐나무

잎 모양이 박쥐를 닮은 박쥐나무는 흰 꽃잎이 뒤로 말려 있고 노란 수술이 길게 뻗어나와 독특한 모양의 꽃을 피운다. 막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박쥐나무의 전체 모습을 보면 수많은 박쥐들이 떼지어 날아가는 모습이다. 

박쥐나무, 2024.5.18 악휘봉

 
 
 

족도리풀

족도리풀 꽃이 어두운 갈색 또는 자주색인 다른 곳과 달리 밝은 베이지색이다.
 
 
 

애기괭이밥

꽃이 노란색인 괭이밥과 달리 큰괭이밥과 애기괭이밥은 흰색에 자주색 선이 그어져 있다. 고양이가 배탈이 나면 이 풀을 먹어서 괭이밥이라고 한단다. 이 풀은 신맛이 나는데 그 성분이 소화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어릴 때 신맛이 좋아서 뜯어 먹기도 했다. 
 

큰괭이밥

큰괭이밥은 잎 모양이 끝을 가위로 잘라놓은 듯한 역삼각형 모양이다. 꽃은 애기괭이밥과 비슷하다. 먼저 피고 져서 비교해 볼 수가 없다.
 
 

괭이눈

괭이밥처럼 고양이 이름이 들어간 괭이눈이다. 노란 꽃 모양이 꼭 밤에 빛을 내는 고양이 눈 모양이다. 
 
 

미나리냉이

잎은 미나리를 닮았고, 꽃은 냉이 꽃을 닮아서 미나리냉이 이다.
 

산딸기

산딸기 꽃이 연분홍색으로 곱게 피어 있다.
 

말발도리

말발도리는 지천으로 피어 있다.
 

부게꽃나무

단풍속 나무들 중 꽃차례가 가장 큰 부게꽃나무도 큰 꽃대를 한껏 자랑하고 있다.
 

피나무

지난 주 복주산 산행때 어린 나무를 보고 무슨 나무인가 궁금해 했었던 피나무이다. 찰피나무, 염주나무 등과 함께 열매로 염주를 만든다는 염주 재료 나무이다. 피나무, 찰피나무는 큰 날개 가운데 꽃자루와 열매자루가 달리는 특이한 모습을 보여 주는데 꽃은 아직 피지 않은 듯하다.
 
 

귀룽나무 꽃과 열매

흔히 볼수 있는 나무인데 비해서 이름이 특이한 귀룽나무,  꽃과 열매가 풍성하다. 
 
 

두루미꽃

 풀솜대의 변종인가 했는데 전혀 다른 두루미꽃이다. 그렇게 보니 잎이 몸통이고 긴 꽃대위에 핀 꽃이 두루미 목과 머리인 두루미같기도 하다.
 
 

괴불나무

인동속인 괴불나무 꽃도 인동 꽃과 같이 흰색에서 노랑색으로 변한다는데 , 이렇게 샛노란 괴불나무 꽃은 보기 쉽지 않다.
 
 

연영초

연영초(延齡草) 는 귀한 꽃이어서 한 번 볼 때마다  이름 그대로 수명을 1년씩 늦추어 준단다. 잎이 삿갓나물과 닮아서 왕삿갓나물이라고도 한다. 싱싱한 꽃을 보지는 못했지만  반년 정도는 수명이 연장되지 않았을까 ?
 
 

요강나물

처음엔 검은종덩굴로 알았으나 여러 자료를 찾아 보니 덩굴이 아니어서 요강나물로 결론을 내렸다.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반관목이다. 풀이 아니라는 얘기다. 꽃은 종덩굴과 꼭 닮았으나 덩굴이 아니라 혼자 똑바로 서있다고 해서 선종덩굴이라고도 한다.
한 동행자는 검은 털옷을 입고 있어서 겨울꽃이라고 하면서 여름에는 많이 더울 것 같다고 걱정한다.
10여 년 전 설악산에서 이 특이하게 생긴 것을 보고 다른 종덩굴과 비교해 보아도 특정하기가 어려웠는데 역시 요강나물이었던 듯하다. 가리왕산 1,400 미터부터 정상까지 거의 군락을 이루다시피 많이 자라고 있다. 
 

나도개감채

덩굴개별꽃 무리 속에서 보일듯 말듯 한 두개 보이는 나도개감채.  한 두개 붙어 있는 얇은 잎과  흰색 바탕에 녹색줄이 그어진 꽃잎의 모습은  단아하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개앵도나무

까치밥나무, 까마귀밥나무 와 함께 까치밥나무과에 속하는 개앵도나무도 열매를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