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산(四明山)은 강원도 양구와 화천 사이에 위치해 있다. 정상에 서면 양구, 인제, 화천, 춘천 등 사방이 다 잘 보인다고 사명산이라고 한단다.
월초에 가려다 길이 너무 막혀서 화야산으로 발길을 돌렸는던 그 산이다. 오늘은 더 일찍 출발하여 8시에 들머리인 용수암에 도착했다. 용수암 주차장은 10여대 주차할 공간이 있다. 이른 시간임에도 벌써 서너대 차량이 주차해 있다.
오늘은 오후에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비 예보도 있어서 F코스 6.3 km 최단코스로 다녀온다. 종주하는 경우에는 문바위를 거쳐서 추곡약수터로 내려가는 13km 코스를 많이 선택하는 것 같다.
육산이어서 오르내리는 길은 평이하나 정상에서는 소양호와 파로호가 양쪽으로 내려다 보이고, 사방이 탁 트여 있어서 날씨가 좋으면 주변의 큰 산들이 다 보이는 등 시원한 경관을 보여준다.
날씨가 흐려서 정상까지는 더위를 덜 느낄 수 있어 좋았으나 하산길에서 부터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산행일시 : 2024년 6월 22일(토) 08:05 ~ 11:45
산행시간 : 3시간 40분 (이동시간 3시간, 휴식시간 40분)
산행거리 : 총 6.3 km (등산 - 3 km, 하산 - 3.3 km)
날씨 : 흐리다가 많은 비. 21도 ~ 24도
산행 입구에서 부터 철조망 철문이 가로막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하여 설치한 철조망이라고 한다. 당황할 필요없이 밀고 들어간 후 닫아 두면 된다. 이런 철문을 2개 통과해야 한다.
1km 정도 지나 만나는 임도를 가로질러 직진하면 갈림길을 만난다. 1.5 km냐, 2.5 km냐 당연히 짧은 코스로 올라가야지. 긴 코스라고 경사가 완만한 것은 아니다. 봉우리를 하나 더 거쳐서 돌아가는 코스일 뿐이다. 정상을 돌아 내려오면 여기서 만난다.
갈림길 이후부터 상당한 경사도에 숨을 헐떡이며 오른다. 월북현에서 올라오는 코스와 만나는 삼거리에서부터는 정상까지 500여 m 평평한 능선을 편안하게 오를 수 있다.
정상에 서면 사방이 확 트인다. 소양호, 파로호도 멀리 내려다 보인다.
정상석은 한 면은 한글로 사명산이라고만 적혀있고, 다른 한 면은 한자로 해발고도와 함께 적혀 있다. 양구군과 화천군이 잘 협의해서 사이좋게 한 면씩 적은 게 아닐까 ? 부자연스런 정상석을 3개나 흉물스럽게 세워 두었던 화야산때의 내 조언을 들었나.
남쪽으로 소양호, 북쪽으로 파로호가 내려다 보인다. 양쪽을 찍은 사진이 똑같아서 구분이 안된다.
저 어딘가 있을 복주산, 화악산, 대청봉, ...
빗방울이 듣기 시작한다. 하산의 발걸음을 재촉하여 올라온 길 반대쪽 길로 서둘러 내려선다. 꿩의다리, 광릉갈퀴 군락지를 사진 욕심에 쉽게 통과하지 못한다.
봉우리를 하나 더 넘은 후 갈림길인 헬기장에 닿는다.
용수암 원점과 추곡약수터로 갈라지는 갈림길이다. 원점회귀를 하기 위해서는 여기 헬기장에서 왼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오른쪽으로 가면 추곡약수터로 가는 길이다.
그럴듯한 바위도 유일하게 하나 있다. 안내도에 첩바위가 있던데, 이 바위인가? 바위가 첩첩이 쌓여있으니 첩바위 인걸로 하자.
빗줄기가 점점 굵어진다. 우의를 입었지만 바지와 등산화는 이미 흠뻑 물을 먹었다. 이제 옆길 돌아보지 않고 착지 지점에만 시선을 집중하고 내달린다.
용수암 주차장 직전 길 옆에 피어 있는 물레나물의 노란색 꽃이 시선을 끈다. 워낙 꽃을 보기 쉽지 않은 놈이니 외길 도로 중간에 차를 세워 두고 사진에 담는다.
산행 초입에 꿀풀들이 깔끔하고 풍성하게 피어 있다.
곰취인지, 머위인지 헷갈리는 잎들. 계곡 옆 습한 등산로에 멸가치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머위를 닮아서 개머위라고도 한단다.
가는장구채는 가냘픈 자태에 순백의 꽃을 피우고 있다. 각 각 둘로 갈라진 듯한 모양의 5장의 꽃잎이 특이하다.
(석죽목>석죽과>끈끈이장구채속)
삽주는 잎 모양이 독특하여 쉽게 눈에 띄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특이한 것은 그물망같은 꽃모양이다. 삽주가 꽃을 피우려 하고 있다. 하나의 잎 자루에 2장의 작은 잎과 1개의 큰 잎이 조합을 이룬다. 잎 가장자리는 잘고 고른 톱니로 되어 있고 잎 표면이 까슬까슬한 질감이다. 잎 조합이 1장 또는 5장이기도 하지만 몇 번 보면 독특한 질감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단풍마는 잎이 단풍잎처럼 갈라져 있다. 마 종류이지만 뿌리가 단단하여 먹지 못한다.
수리취도 줄기를 올려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하늘말나리는 산행 초입에는 꽃망울이 보일락 말락하다가 중간쯤에서는 꽃봉우리가 개화 직전까지 자라있고, 정상 즈음에 오니 꽃이 활짝 피어 있다. 고도가 높을 수록 개화가 빠른 모습을 보였다. 산행 내내 유일하게 붉은 색 꽃을 피우고 있어 더 시선을 끈다.
여기는 조팝 종류중 참조팝나무가 대부분이며 아직 꽃이 많이 남아 있다. 당조팝나무는 정상 부근에 일부 있으나 꽃은 다 졌다. 산조팝나무와 당조팝나무가 참조팝나무보다 개화가 빠른 모양이다.
정상에서 하산길에 참조팝나무가 옅은 분홍빛으로 만개해 있고, 흰색 꽃도 보인다.
꿩의다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산꿩의다리에 비해서 수술이 길고, 가지런하게 펼쳐져 있다.
꿩의다리는 동글동글한 자주색 꽃망울이 앙증맞다.
줄기와 잎 가장자리가 평이하게 녹색인 것도 있고, 줄기도 자주색이고 잎도 가장자리에 자주색 윤곽선이 있는 놈도 있다.
키가 큰 것은 3 m 정도까지 자라서 교목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산꿩의다리는 꽃의 수술이 짧고 곤봉 모양이라서 어수선하게 보인다. 잎 끝이 3갈래나 5갈래의 결각이 있는데 꿩의다리에 비해서 가운데 부분이 길다. 잎 가운데 흰 줄무늬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주로 늦여름에 꽃을 피우는 나비나물도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벌써 꽃을 피운 곳도 있다. 꽃이 비슷한 광릉갈퀴와 나비나물은 잎으로 구분할 수 있다. 나비나물은 쌍엽이 어긋나기로 나고, 광릉갈퀴는 우상복엽이 어긋나기로 난다.
며느리밥풀꽃은 꽃 피기에는 아직 이른데 한 그루가 꽃을 피워 하얀 밥풀을 두 알씩 물고 있다.
다래꽃이 비를 맞아서 탐스럽다.
피나무, 찰피나무는 꽃과 열매가 달리는 모양이 특이하다. 줄기에서 연두색 큰 날개가 나오고, 그 중앙부에서 꽃자루가 자라나서 꽃을 피운다. 열매도 꽃이 핀자리에 그대로 동그랗게 열린다. 열매는 단단하여 불교에서 염주재료로 사용한단다.
피나무는 찰피나무와 달리 날개 자루가 있고, 잎이 찰피나무보다 작고 날렵하다.
세잎종덩굴은 이맘때쯤 1,000m 이상 고산지대에서는 어김없이 예상치 않은 곳에서 짜~안 하고 모습을 나타낸다. 일부는 많은 수염이 달린 열매가 맺혔다.
까치박달의 수피, 잎, 열매. 박달나무가 아닌데 박달이라는 이름을 가진 까치박달이다. 박달나무를 닯아서 "같이박달" 이라고 하다가 까치박달이 되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박달나무는 자작나무과 자작나무속이고, 까치박달은 자작나무과 서어나무속이다. 열매의 모양으로 어느 부류인지 딱 구분이 된다.
배암차즈기는 꽃이 자주색이고 평지에서 자라는데, 참배암차즈기는 노랑색이고 꽃이 훨씬 크다. 1,000m 이상 고산의 능선부에 자라는 한국 고유종이다. (꿀풀목>꿀풀과>배암차즈기속)
영락없이 뱀이 혀를 내밀고 개구리를 잡아 먹으려고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그 모습이다. 꽃잎보다 길게 나와 있는 암술은 뱀의 혀처럼 끝이 갈라져 있다. 금방이라도 덤벼들어 물것 같아서 서둘러 자리를 뜬다.
개갈퀴는 4개 ~ 6개의 타원형 잎이 동그랗게 층층이 줄기를 두르고 있는 모양이 독특하다.
갈퀴덩굴(꼭두선이과>갈퀴덩굴속), 갈퀴꼭두서니(꼭두선이과>개꼭두서니속), 갈퀴나물(콩과>나비나물속) 등 이름에 갈퀴가 들어간 종들이 매우 많고 헷갈린다. 소속도 다 다르다. 개갈퀴는 꼭두서니목>꼭두선이과>개갈퀴속이다.
갈퀴는 경상도에서는 갈쿠리라고 하는 농기구이다. 덤불, 풀더미, 콩깍지 등을 긁어 모을 때 사용한다. 덩굴식물이 다른 나무들을 잡고 기어오르기 위해서 사용하는 덩굴손을 갈퀴에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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