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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인제 대암산(大巖山 1,312m)과 용늪

by 천남성 2024. 6. 15.

강원도 양구군과 인제군을 경계로 하는 해발 1,310m의 대암산은 이름 그대로 산자락부터 정상까지 큰 바위들로 이루어진 험한 산이다. 대암산 남서쪽 사면에 있는 해발 1,280m의 구릉지대에 형성된 용늪은 북방계 식물이 남하하다가 남방계 식물과 만나는 곳, 즉 북방계와 남방계 식물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남한에서 처음 발견된 고층습원(高層濕原) 용늪은 그 곳에 살고 있는 여러 희귀 동식물, 그리고 빼어난 자연경관 때문에 환경부가 습지보호지역(1999년)으로 지정하였고, 우리나라가 람사르 협약에 가입하면서 제일 먼저 등록한 우리나라 제1호 람사르 협약 등록 습지이다.

용늪은 고위도 지역에서는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 중북부 지역에서는 매우 찾아보기 어려운 이탄습지(泥炭濕地)이다. 이탄습지는 낮은 온도로 인해 죽은 식물들이 미생물 분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쌓여 만들어진 이탄층이 존재하는 습지이다. 보통 1mm의 이탄층이 쌓이는데 1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용늪은 1~1.5 m 깊이의 이탄층으로 되어 있는데 4,500년 이상 이탄이 쌓여 왔다고 한다. (인제군 용늪 소개자료집  참조)
 
대암산 용늪은 평일엔 한 팀, 주말엔 세 팀, 현지 가이드와 동행하여야 오를 수 있다. 물론 미리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예약에 성공해야 한다.
우리는  9시 예약팀인데  용늪마을체험관에  8시 30분쯤 도착하니 벌써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도착해 있다. 미리 주문해 둔 김밥을 받고 가이드차량을  따라 각자의 차로 탐방로 입구까지 이동한다. 흰무늬 잎사귀의 개다래와 분홍무늬 잎사귀의 쥐다래가  길 양편을 장식하고 있다. 특히 참조팝나무 꽃과  개회나무 꽃을 이렇게 많이 볼수 있는 곳도 흔치 않을 것이다.

탐방로 입구에서 출입증을 받고 산행을 시작한다. 완만한 길을 따라서 4.5km를 이동하여 용늪 입구에 도착한다. 용늪 입구에서는 환경해설사 분이 산행가이드의 바톤을 이어받아 용늪 가이드를 진행한다.

500 m정도의 용늪을 가르지르는 데크를 걸으면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다.  한 줄로 단체가 이동하느라 속도를 맞추다 보니 여유있게 감상할 수 없는 점이 아쉽기는 하다.

용늪 탐방이 끝나면 다시 산행가이드의 안내를 받아서 대암산 정상을 향한다. 하루 종일 비예보였으나  잘 버텨왔던 날씨인데 천둥이 치면서 비가 내리치기 시작한다. 대암산 정상을 오르는 막바지 100여m는 험준한 바위길이다. 안개로 덮힌 경치였지만 바위들이 빚어 내는 모습은 산행의 화룡점정이었다. 

 산행일시 : 2024.6.15 (토) 09:20 ~ 14:10,   총소요시간 : 5시간 50분
산행거리 : 10.3 Km
날씨 : 기온은 22도 ~ 26도, 흐리다 정상 부근에서 비 오다말다 함.
 

 
 

출렁다리

대암산, 용늪 갈림길에 멋진 계곡이 있고 그 위에 출렁다리가 놓여 있다.
 
 

용늪 입구

용늪 입구에 큰 바위 표지석이 있다. 뒤에 보이는 언덕을 넘어서면 넖은 늪지대가 펼쳐진다.
외래 식물의 침투를 막기 위해서 준비된 신발털이에  신발을 깨끗이 털고 들어 가야 한다. 
 
 

광릉갈퀴, 백당나무

용늪입구에 광릉갈퀴 하나와 백당나무 한그루가 꽃을 피워 환영하고 있다.

 

큰용늪 전경

언덕을 올라서는 순간 대암산에 둘러 쌓여 넓게 펼쳐진 습지를 보고 탐방객들이 일제히 탄성을 자아낸다.
 

사초로 덮혀 있는 용늪 습지

용늪은 전체가 사초로 덮혀 있고, 그 사이 사이에 희귀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닺꽃, 비로용담을 보고 싶었으나 지금은 꽃 피는 철이 아니라고 한다. 여기 있는 희귀 야생화중 기생꽃만 볼 수 있었다.
 
 

기생꽃, 꿩의다리

기생꽃은 앵초과>기생꽃속으로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식물이다. 금계국을 닮은 기생초와는 다른 식물이다. 사초 사이에 보일락 말락 꽃을 피우고 있다.
꿩의다리는 보랏빛 꽃망울로 흰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가문비나무

용늪 가운데  가문비나무가 서있다. 구상나무와 비슷하나 검은색 열매를 달고 있다.
 



대암산 정상석과 그 주변 바위들

 대암산 정상,  바위들이 우뚝 우뚝 솟아 있고 그 중 가장 높은 바위 한 면에 정상 표시를  새겨놓았다.
 
 

정상의 경치

곰탕뷰이지만 보이는 경치만으로도 훌륭하다.
 
 



 
 

참조팝나무

탐방로 가는 길에서 부터 산행내내  참조팝나무가 산재해 있다.
  
 

황금낮달맞이꽃

탐방로 입구 한쪽 켠에 심어놓은 황금낮달맞이꽃. 화려하기는 하지만  생태보존지구인 이곳에 외래종을 심어두어 좀 생뚱맞다.
 
 

도깨비엉겅퀴

가이드는 곤드레나물인 고려엉겅퀴라고 하는데 잎에 깃꼴 결각이 깊게 있는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도깨비엉겅퀴가 아닐까싶다.
 
 

황금마타리

황금마타리가 흐린 날씨에도 금빛으로 빛난다.
 
 

나도수정초

풀인듯 버섯인듯  수정처럼 맑고 흰 나도수정초가 모두의 관심을 끈다.  수정난풀과>나도수정초속의 다년생이다. 엽록소가 없어서 광합성을 못하기 때문에 부엽토등에서 양분을 흡수하여 살아가는 부생식물이다. 줄기와 잎, 꽃의 암수술까지 갖출건 다 갖추고 있다. 아래를 향해 있는 종모양의 꽃이 수분이 되면 점차 위를 향한다고 한다. 암술머리가 노랑색이고 8월 이후 늦여름~가을에 개화하는 수정난풀과 구분된다.
 
 

감자난초, 쥐오줌풀, 큰괭이밥

감자난초, 쥐오줌풀, 큰괭이밥도 여기 저기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세잎종덩굴

높은 산에서만 나타나는 세잎종덩굴. 여기 1,300 고지에도 어김없이 모습을 보인다.
 
 

참조팝나무

대암산 정상에도  낮은 키의 참조팝나무가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꽃개회나무

짙은 향기의 수수꽃다리과 꽃개회나무. 꽃만 보면 구분하기 어려운  털개회나무는 묵은 가지에 꽃대가 올라오고 꽃받침, 꽃대에  까지 털이 많으나, 꽃개회나무는 새 가지에서  꽃대가 올라오고 잎 뒤 주맥 부위 외에는 털이 없이 매끈하다.
 
 

얼레지 씨방

얼레지 열매가 씨방을 터트려 씨를 다 내보내고 집만 남아 있다.
 
 

회나무

꽃잎도 5개, 열매도 5쪽인 회나무, 참회나무 중에서 열매에 능선이 있는 회나무이다. 간혹 열매가 4쪽인 것도 있다.
 
 

산꿩의다리

꿩의다리 종류중에서 가장 흔하게 볼수 있는 산꿩의다리. 털실 모양의 꽂과 앙증맞은 잎사귀, 그러나 독초이다.
 
 

동의나물

잎이 곰취와 흡사한 동의나물. 이름이 나물이지만 먹지 못하는 독초이다. 곰취는 잎면에 털이 많아 보들보들하고 동의나물은 털이 없어서 매끈하다.
 
 

골무꽃

꿀풀과의 골무꽃도 낮게 자라고 있다.
 
 
 

시닥나무

단풍나무과의 시닥나무. 줄기가 붉은 것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