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악산은 전라남도 곡성군에 위치한 해발 735m의 산이다. 좋은 일이 있을 때 풍악소리가 온 산을 진동한다고 해서 동악산(움직일動, 풍류樂)이라 불린다고 한다. 이 산은 깊은 골짜기와 바위로 이루어진 산세가 특징이며, 북쪽 아래로는 섬진강이 흐르고 남쪽으로는 형제봉과 최악산으로 이어진다. 특히, 도림사 주위의 계곡은 넓고 물이 맑아서 여름철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은 장소이다.
전남 곡성(谷城)은 2016년에 개봉한 영화 곡성(哭聲) 의 주요 촬영지이기도 하다. 영화 제목 곡성은 곡소리 라는 의미로 지명 곡성과는 한자 표기가 다르다. 영화 제작 당시 곡성군민의 민원이 많아서 영화 제목에 한자를 병기하는 것으로 합의를 했다는 후문이다.
동악산은 11월 1일 부터 12월 15일까지가 산불예방 입산통제 기간이다. 통제 기간에 단속에 걸릴까봐 마음 졸이며 인적이 없는 산행을 한 경험이 몇 번 있어서 오늘은 오는 길에 곡성군청에 미리 전화했다. 입산허가증은 평일에 받아야 하고 오늘은 내려왔으니 그냥 올라가라고 한다. 마음이 편하다. 막상 산행 들머리에 오니 산행객이 적지 않다. 괜한 유난을 떨었나 싶다.
서울에서 3시간 반 운전을 하여 도림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10시가 좀 넘었다. 도림사 입구에서는 입장료(3천원)를 받는다. 대신에 넓은 주차장과 편리한 화장실이 갖추어져 있어 그 값을 한다.
오는 길 자욱했던 안개는 어느덧 깨끗하게 걷히고 파란 하늘이 산행의 즐거음을 더해 준다. 도림사에서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서 정상으로 가려고 했는데 길을 못찾고 가다보니 계곡을 따라 올라가게 되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도림사 이전에서 오른쪽 계곡을 건넜어야 했다. 할 수 없이 매미채 모양으로 산행을 했다.
- 산행일시 : 2024/11/09 10:30 ~ 15:00 (전체시간 : 4시간 30분 , 이동시간 : 2시간 30분)
- 산행경로 : 도림사-신선바위-시루봉(정상)-배넘어재-도림사
- 산행거리 : 9.87 km
- 날씨 : 맑음. 10 ~ 20도
▲곡성군에 들어서자 초입에 멋진 메타세콰이어 길이 펼쳐져 손님을 맞는다. 영화 곡성에 나오는 장소이기도 하다.
▲ 산행 들머리에 있는 도림사 입구에는 우리나라 남종산수화의 대가인 의재(毅齋) 허백련 許百鍊 (1891 ~ 1977) 이 쓴 편액이 걸려 있다.
▲ 사찰에서 행해지는 큰행사에 많은 불자(佛子)들이 참석하게 되면 비좁은 대웅전 안에서 법회를 볼 수 없다. 그래서 대웅전 안에 모셔진 부처님을 대신하여 두루말이 그림 형태의 괘불을 대웅전 앞 마당에 걸어 놓고 더 많은 신도들이 부처님을 볼 수 있게 한다. 괘불석주(掛佛石柱)는 괘불을 거는 깃대를 고정하는 돌기둥(石柱)이다. 외형은 당간지주와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졌다.
야외에 부처님을 모시는 단을 설치하여 불법(佛法)을 설(說)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되면 많은 사람이 모이기 때문에 시끄럽고 떠들게 되는데, 우리가 흔히 쓰는 야단법석(野檀法席)이란 말이 바로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 徐白(서백)의 사찰이야기 (https://kimcs5.tistory.com/437) 참조
▲ 도림사 계곡은 맑은 물과 너른 바위들로 여름 철 좋은 피서지가 될 것 같다.
▲ 명경지수(明鏡止水)는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인것 같다. 계곡 물이 거울처럼 맑고 고요하다.
▲ 계곡이 끝나면 가파른 계단 길이 이어진다.
▲ 화려하지는 않지만 울긋 불긋 물든 단풍들이 가을 산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 동악산 오르는 길에 남쪽으로 형제봉이 파란 하늘 아래 우뚝 솟아 있다.
▲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리고 가냘프게 자라고 있는 소나무가 애틋하고 기특하다. 여린 듯 하지만 언젠가는 바위도 밀어 내는 강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낙락장송으로 자라 날 기품을 보이고 있다.
▲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 100 여 m 우회하여 신선바위에 오른다.
▼ 바위 모양이나 놓인 위치가 참 신기하다. 신선이 전망이 가장 좋은 곳에 노닐기 위한 큰 바위를 가져다 놓은 모양이다. 바위 옆에 소나무도 하나 턱 꽂아 놓았다.
▲ 풍광을 즐기며 걷다보니 어느 새 정상이다. 정상은 넓지 않아서 앉아 쉴만한 곳은 없다. 주변의 나무들 때문에 전망도 트여 있지 않다. 인증샷을 찍고 전망이 좋아 보이는 다음 봉우리로 이동한다.
▲ 정상을 넘어 서니 북쪽 전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 곡성군 일대, 곡성저수지, 섬진강 줄기가 한 눈에 들어 온다.
▲ 우아한 노송보다는 젊고 패기넘치는 소나무들이 많이 있다. 절벽에서 곡성군을 굽어보고 있다.
▲ 앞에 보이는 높은 봉우리에서 멋진 풍광을 감상하면서 점심을 즐기고 왼쪽 능선을 따라 배넘어재로 내려 간다.
▲ 점심과 휴식을 위해 최고의 명당에 자리 잡았다. 동악산 봉우리와 주변 산세, 산 아래 풍경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뷰 맛집이다.
▲ 멋진 날씨와 풍경,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길을 재촉한다.
< 동악산에서 만난 수목들 >
▼ 덜꿩나무와 가막살나무가 경쟁하듯 붉은 열매를 뽐내고 있다.
▼ 청미래덩굴과 댕댕이덩굴도 닮은 듯 다르다.
▼ 작살나무는 독특한 색깔의 열매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 쥐똥나무는 열매가 이름을 말해 준다.
▼ 모란은 검은 진주를 물고 있다. 가지에는 겨울눈으로 겨울채비를 하고 있다.
▼ 생강나무는 노란 단풍으로 올해를 마무리하고 내년 이른 봄 노란 꽃으로 가장 먼저 산을 장식할 것이다.
▼ 사람주나무 : 회백색 수피가 특징이고 그래서 백목이라고도 한다. 잎에 상처를 내면 흰 유액이 나온다
▼ 소사나무 : 소서목(작은 서어나무)에서 이름이 유래한 서어나무속 소사나무
▼ 나도밤나무
▼ 감나무 : 전남북 지역 산을 다녀보면 깊은 산속에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야생 감나무들이 자주 보인다.
▼ 주홍서나물 : 꽃잎이 없지만 꽃보다 강한 주홍 빛이 눈길을 끄는 주홍서나물. 붉은서나물보다 오히려 더 붉다. 남부지방에서는 아주 흔하지만 중부 지방에서는 보기 어렵다.
▼ 물오리나무 : 큰 눈 모양의 지흔(枝痕)이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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